2017년의 음악들 by OUII

2017년에는 좀 새로운 스타일들을 접해 볼 기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좋은 앨범들도 많이 나왔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

=====================올해의 앨범들=====================

Lingua Ignota - LET THE EVIL OF HIS OWN LIPS COVER HIM (self-release)

스트리밍 :: https://linguaignota.bandcamp.com/album/let-the-evil-of-his-own-lips-cover-him


https://youtu.be/N6uAyZDA4y4

Lingua Ignota는 Rhode Island에 있는 젊은 뮤지션입니다... 진지하게 고전음악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분인데, 그래서 그런지 교회 성가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이 나타납니다. 본인 스스로도 겪었던 가정 내 폭력 경험을 표현하는데, 폭발력이 대단합니다... "Disease of Men"-"Suffer Forever"-"That May He Not Rise Again"-"The Chosen One (Master)" 에서 보여주는 완급조절과 카타르시스, 그리고 잔해로 남은 불안감까지 개별 곡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구성도 아주 훌륭합니다. 각각이 별개의 곡이라기 보다는 현악사중주 같은 한 작품의 4개 악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나름 독창적이면서도 표현력이 아주 좋은 신인입니다...


Lone Taxidermist - Trifle (MemeTune)

스트리밍 :: https://lonetaxidermist.bandcamp.com/album/trifle


https://youtu.be/DYM541dQ1YI

Lone Taxidermist는 London 분으로... 이번이 "Lone Taxidermist"라는 이름으로 내는 첫 앨범이긴 하지만 다른 밴드로도 활동을 했었던 경력자(?) 분입니다. 굉장한 변태입니다... The Knife 등등이 보여주었던, 기존 pop을 비웃는건지 아니면 그냥 변태들인지 잘 모를 정도의 변태 electro-pop을 잇는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라텍스 페티시와 Sploshing(찾아보니 이 페티시즘이 요새 유행(?)한다고 하는군요...), Glitter 등등을 쳐 바른 컨셉을 시각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Bijoux Boy" 같은 곡은 정말로 훌륭하게 변태적입니다. "Cornflakes" 같이 분절된 느낌을 주는 곡들도 괜찮습니다... 다음 앨범이 기대되는 분입니다.


White Suns - Psychic Drift (Flesner Records)

스트리밍 :: https://whitesuns.bandcamp.com/album/psychic-drift


https://youtu.be/us4gHIkmauY

이제 10년차가 되어가는 New York 밴드 White Suns의 신작입니다... 원래 이 분들은 노이즈 록 밴드였는데, 이번 앨범은 기타와 드럼을 버리고 순수 전자음악으로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공연에서 연주하곤 하던 곡들을 다음어서 앨범으로 만든 것 같은데, 여러가지 효과를 굉장히 잘 사용해서 분위기를 사로잡습니다... 첫 곡 "Korea"의 도입부에서 오르간 비슷한 노이즈를 잔뜩 깔고 들어가는 부분은 불안감을 엄청나게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합니다... 이런 타입의 음악은 재미없어지기 쉬운 편인데, 이 앨범은 반복적이지도 그렇다고 너무 즉흥적이지도 않으면서도 분위기 조성이나 몰입감이 뛰어납니다. 영화나 소설을 보는 느낌으로 듣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이즈 하는 분들이 기타나 드럼을 좀 더 잡아주길 바라는 쪽이었는데, White Suns는 기타/드럼을 버린 이번 앨범이 훨씬 더 좋게 들리네요... 아이러니합니다.


Soggy Creep - Shallow Drownings (Conditions Records)

스트리밍 :: https://soggycreep.bandcamp.com/album/shallow-drownings


https://youtu.be/OyZfFpkYA8E

Olympia의 3인조 밴드 Soggy Creep입니다... 몇 년 정도 활동해오면서 EP들을 가끔씩 내고 있는 밴드인데, 이번 EP는 그 동안의 경험을 갈고 닦아 만들어 낸 야심작(?)같은 느낌이더군요. Dinosaur Jr. 라던지 Nirvana 라던지 등등이 생각나는, 어디서 들어 본 음악을 합니다만, 굉장히 잘 하는 편입니다... 개별 곡들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앨범 전체적으로도 훌륭합니다... 그 동안의 경험을 갈고 닦았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고품질의 EP입니다. "No Rope"같은 경우는 곡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멋진 마무리입니다... 새로울 건 없지만 아주 좋습니다... 2017년 신작 중에서는 가장 자주 들은 음반입니다.


올해의 앨범급은 아니었어도 역시나 괜찮게 들은 멋진 앨범들도 몇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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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nk In Hell - Drunk In Hell (Burning World Records)

스트리밍 :: https://burningworldrecords.bandcamp.com/album/drunk-in-hell


https://youtu.be/WJAMkcAYX3A

UK의 노이즈 록 밴드입니다... 수 년 동안 공연을 주로 해 오던 밴드였는데 이제서야 첫 앨범을 발매한 분들입니다. 여러 해 동안 공연을 통해 다듬어 온 곡들을 풀 파워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노이즈 록을 보여줍니다... 새로울 건 많지 않지만 힘이 굉장합니다. 삑삑대는 시끄러운 기타 노이즈와 리듬을 잘 활용해서 밀어붙이네요... 특히 "I''m Not Laughing"이나 "Chick Flick"은 자체로서도 훌륭한, 흠 잡을 곳이 없는 멋진 쓰레기 노이즈 트랙입니다. 좆같은 하루를 보내고 나서 듣기에 최적인 앨범입니다...


The Body & Full of Hell - Ascending a Mountain of Heavy Light (Thrill Jockey)

스트리밍 :: https://thebody.bandcamp.com/album/ascending-a-mountain-of-heavy-light


https://youtu.be/SXcdG4lKLtg

Portland의 훌륭한 밴드 The Body와 Full of Hell의 신작입니다...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이제는 전자음향을 능숙하게 쓴다는 게 느껴지는 앨범입니다. 특유의 효과를 정말 잘 낸다 싶습니다. "Light Penetrates"의 산산조각난 도입부는 정말 훌륭하군요... Chip King의 보컬이 잘 맞을때는 괜찮지만 가끔은 힘이 부족하다 싶을 때도 있는데 이 점을 Full of Hell이 잘 보완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앨범 제목이 잘 어울리는 곡들입니다. 당분간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분들입니다...


Ifriqiyya Electrique - Rûwâhîne (Glitterbeat Records)

스트리밍 :: https://ifriqiyya-electrique.bandcamp.com/album/r-w-h-ne


http://youtu.be/_Sbu-IFMiIk

Tunisia의 남부 사막지대에서 올라온 Ifriqiyya Electrique입니다... Post-industrial 스타일의 음향에 남부 사막지대 부족들의 수피즘(Sufi) 의식을 결합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주술적인 느낌이 강한 음악입니다. 그러면서도 인더스트리얼스러운 음향과 리듬을 자연스럽게 엮는 실력이 출중합니다. 독특하면서도 빠져들어가 1시간 가량 정신을 놓고 듣게 되곤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공연을 꼭 직접 보고 싶은 밴드입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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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suns by OUII

White Suns는 뉴욕밴드입니다... 이제 10년을 바라보고 있는 분들입니다. 원래는 기타/드럼/전자음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 밴드였는데 이번에 [Psychic Drift]라는 전자음악에 가까운 앨범을 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라이브에서는 꽤 자주 연주하던 곡들을 다듬어서 낸 것 같은데... 상당히 길게 끌고가는 데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잘 잡고 표현하는 것이 괜찮군요... 특히 앨범 첫 부분에서 오르간 비슷한 효과음으로 불협화음 내는건 아주 훌륭한 도입부인 것 같습니다. 요새 자주 듣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번 앨범의 첫 곡이 "Korea"라는 이름인데... 뭔가 음울한 분위기도 그렇고 헬조선 표현한건가 싶었는데, 물어보니 보컬 Kevin이 언젠가 서울에 잠깐 있었는데 그 때 정말 죽을 정도로 아팠던 때가 있어서 그 경험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고 하네요... 인터넷 리뷰 보다보니 한국전쟁 얘기인 것 같다 이러는데 이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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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inymixtapes.com/features/white-suns?page=show
http://seven1878.blogspot.kr/2011/02/interview-with-white-suns.html


https://youtu.be/dv4vYICZzok


7.18.78 / '역사'로 시작해 보자.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밴드 이전의 음악 활동 경험은?

Dana Matthiessen / 우린 전부 같은 마을에서 자랐고, 음악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해 왔다. Kevin이 노이즈/노웨이브 음악을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 둘이서 우리 집 창고에 처박혀 뻘짓을 하며 놀다가 결국 밴드까지 만들게 되었다. Rick은 나중에 합류했지만, Rick과 나는 예전부터 음악적인 동료로 잘 알고 지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도 해 왔었다.

Kevin Barry / 우리 셋 모두 음향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너무나도 하고 싶은 사람들이었고, 금세 모여서 밴드를 결성할 수 있었다.

7.18.78 / 내가 당신들을 처음 본 건 Maryland 주 Silver Spring의 art space, The Pyramid Atlantic 공연이었다. 거기서 많은 노이즈 음악가들이 공연을 해 왔고, 나도 거기 자주 갔었지만, 당신들처럼 강렬한 건 본 적이 없었다. 갤러리나 art space 등에서 공연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는 않은가?

Kevin Barry / 뭐, 적어도 나는, 그런 "fine art" 환경에서 공연하는 것이 좋다. 공연에 대한 반응이 아주 색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관객들이 우리가 얼마나 잘 (아니면 잘못) 연주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거나 어떤 부분이 멜로디/후렴구인지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좀 더 형식적인 측면 - 구조, 공간, 질감등등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우리가 작곡할 때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Dana Matthiessen / 바로 그거다. 그런 타입의 공연장에서 공연할 기회는 적지만, 특별히 Pyramid Atlantic에서 주로 나이도 많고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했을 때는 상당히 이상한 느낌이긴 했지만, 그런 관객들은 우리가 록에 추가하고자 하는 추상에 좀 더 잘 빠져든다.

Rick Visser / 요즘 세상에 우리가 하는 것들이 딱히 이상할 것 까지는 없는듯 싶다. Pyramid Atlantic 같은 갤러리에서 공연하는 건 좀 더 즉흥음악적인 실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도 볼 수 있다. 갤러리의 관객들은 일반적인 관객들보다 좀 더 추상이나 실험에 흥미를 보이고, 좀 더 관심있게 지켜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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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y Mix Tapes / [Sinews]에 담긴 집중력과 자제력은 대단하다. 여러 곡들이 한 앨범에 담기게 될 때, 이것들은 잘 연결하는 작업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가?

Rick Visser /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공연하는 방식하고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우리는 관객을 곡에 대한 일종의 거울같은, 아니면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느낌으로 생각한다. 비단 관객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늘 사용하는 그 더럽고 좁아터진 연습실 말고 다른 장소에서 공연하는 것도 일종의 시험대로 생각한다.

Kevin Barry / 곡을 만들고 있을 때 보단 직접 공연을 하고 있을 때 '시간'을 느끼기 더 쉽다. 왜냐면, 내 생각에 - 적어도 나한테는 맞는 말이다 - 곡을 직접 공연하고 있을 때 시간에 대한 감각이 더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연습실에 그냥 서서 피드백을 1분정도 유지하고 있다면, 이 1분은 느낌상으로는 30초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공연에서 그런 짓을 하면, 그 1분은 2분처럼 느껴진다.

Dana Matthiessen / 공간을 사용하는 맥락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공연을 하면 우리는 보통 20~25분 동안 진행하지만, 연습실에서는 보통 2시간 이상을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공연이 끝나면 곡을 좀 더 압축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게 되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곡에서 특정한 요소가 잘 작동한 이후에는 곡이 좀 더 움직이고, 변화하고, 스스로를 바꾸길 바란다. 그 변화가 적절하기만 하다면 말이다.

Tiny Mix Tapes / 음악적으로 White Suns의 접근 방식은 지난 몇 년간의 다른 노이즈 록 밴드들(특별히 미국 동부 지역의 밴드들)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말하자면, 느리게 배회하는 Brainbombs 스타일 혹은 Flipper같이 야만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스타일에서 거리를 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Sinews]에는 통제와 긴장의 감각이 명백하고, 이것이 청자에게는 금방이라도 닥쳐올것만 같은 위험의 예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런 스타일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주변의 밴드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것인지?

Dana Matthiessen / 일단 이 이야기는 우리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당신의 감상 및 비평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Brainbombs 스타일로 곡을 만들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 내 생각에, 그냥 느릿한 리프 몇 개만 만들고는 노이즈를 적당히 뿌린 다음 누군가를 시켜 소리지르게 하고, "가사? 그냥 같은 문구 10번 반복하고 끝낼거야, 그게 우리 밴드야" 라고 결론을 내리는 건 너무 쉬운 일 같긴 하다.

Rick Visser / 우리가 만드는 곡들은 멤버 모두가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저질러 본 후의 결과물이다. 기타 리프라는 것을 만들어 접근하는 멤버는 Kevin 뿐이며, 나와 Dana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별 짓거리를 다 하면서 곡을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끝날 때 쯤이면 언제나 곡이 너무 길어져 버려서 - (전부 웃음) - 길이를 어떻게든 줄이는 데 노력하게 된다. 곡 안의 통제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렇게 길이를 줄이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걸 수도 있겠다.

Kevin Barry / 음, 당신이 말하는 음악들은 노이즈라기보다는 록에 가까운 것 같다. 나는 "노이즈"라는 단어가 지난 몇 년 동안 여기저기에서 너무 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말로 노이즈 음악을 하는 밴드는 별로 없다. 우리 또한 평소에 "노이즈"와 "록"을 둘 다 동시에 잘 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냥 페달에 발을 올리고 곡 내내 최대 크기로 디스토션을 건다고 해서 그게 노이즈 음악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나?

Dana Matthiessen / 우리 곡이 언제나 최대 출력으로 달리는 느낌이 아닌 건 아무래도 우리가 다른 종류의 다이나믹 및 다른 방식의 음향 구조에 관심이 많아서인 듯 싶다. "너무 시끄럽고 고통스러워서 음량 또는 음 높이만으로 야만성을 표현하는"것 보다는 좀 다른 것들에 말이다. 야만성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악기들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노이즈를 만들어내는 데에 푹 빠져 있다. 즉흥음악을 보다 보면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러니까 "저 멀리", 전혀 다른 쪽이라던지, 아방가르드 같은 음악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Tiny Mix Tapes / 맞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White Suns의 곡은 뭐랄까 덜 형식적인, 좀 더 우연성에 기댄다거나, 사람의 인지에 의존했다고 해야 할지 - 그러니까 말하자면 "잼 연주"라던지 완전 즉흥연주까지는 아니지만, 동시에 전형적인 1절/후렴/2절 구조도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느슨하게 짜여진 작곡을 하게 된 것인가?

Rick Visser / "느슨하게 짜여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나?

Tiny Mix Tapes / 음, 형식적으로 엄격하게 맞춰져 있지 않은 것처럼 들린다는 뜻이었다 - "이 부분이 1절이다" 라던지, "이 부분은 반복되는 부분이다"라는 느낌이 사실상 전혀 없다.

Rick Visser / 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렇게 들린다니 정말 기쁘군! 그런 느낌의 구조로 곡을 만들고 연주하는 것은 내가 White Suns라는 밴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목표들 중 하나였다. 정해진 횟수로 반복하며 곡이 변화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곡들이 아닌, 분위기와 함께 계속해서 변화하는 음악 - 괜찮은 방식이지.

Kevin Barry / 그리고 우리는 반복을 모든 곡에 다 있어야 하는 보편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아주 특별한 형식적 도구로 생각한다. 몇몇 곡들은 반복이 필요치 않다. 그리고 우리가 반복이라는 요소를 활용할 때는 다분히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편하게 써먹는 것이 아니라.

Dana Matthiessen / 뭐 어쨌건 결국에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지만 말이다 (웃음).

Kevin Barry / 멤버들이 모일 때마다 달라지는, 모호한 아이디어이긴 하다, 그러니... 우리는 정말로,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곡의 구조를 결정한다. "기분에 따라"라는 것은 정말로 마음대로 한다는 건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만족할 때까지 어떤 방식이든 전부 시도해 본다는 뜻이다.

Dana Matthiessen / 곡을 쓴다는 것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아니면 결정들을 내리고 그 결정들이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곡을 만들어나갈 때 어느 정도 결단력 있게 하려고 한다.

Tiny Mix Tapes / White Suns의 소리는 굉장히 "물리적"이다 - 예를 들어보자면, "Fire Sermon"으로 들어가면서 몇 분간 피드백이 심벌즈 소리로 훼손되는 부분이 있는데, 심히 강렬한 부분이라고 할 만 하다. 그런 "물리적인" 측면을 생각하면서 연주하고 작곡하는 것인가?

Kevin Barry / 아, 당연히 그렇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적어도 - 멤버 모두가 그렇다고는 말 할수 없지만, 적어도 기타만 연주하는 나에게는, 우리 음악에서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음악에는 물리적인 무언가가 들어가야 한다 - 나는 언제나 그런 음악들을 좋아했다.

Rick Visser / 계속 질문으로 답변해서 미안한데, "물리적"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소리를 듣고 있을때 내가 소리를 어떻게 듣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게 된다는 그런 의미인가?

Tiny Mix Tapes / 음, 그렇다. 음향에 물리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리고, 알아차리는 것 같이? 청자를 다른 방식으로 "강타하는" 것 말이다.

Rick Visser / 그렇다면 나 또한 음악의 그런 측면에 항상 관심을 가져 왔었다. 그러한 물리적인 측면을 가장 잘 탐구해 온 사람들 중 하나는 Alvin Lucier일 것이다. 지난 몇년간 그의 공연을 몇번인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리고 "Fire Sermon"에 대해 말하자면, 곡을 만들 때의 주요 아이디어중 하나였다 -

Dana Matthiessen / "Fire Sermon"의 주제는 다양한 조성을 활용하고, 이 조성 변화가 곡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었었지.

Kevin Barry / 그 다음에는 록 음악처럼 날려버리는 것이었고.

Dana Matthiessen / 맞아, White Suns에 있어 '짐승이 되는 부분'이 있지.

Rick Visser / 하지만 우리는 그런 짐승 부분과 Lucier 스타일의 실험음악을 같이 대비시켜 보여주잖아 -

(모두 웃음)

Dana Matthiessen / 곡 전체에 짐승 파트가 없게 만들면 아마 아무것도 안 될 거다 (웃음).

Kevin Barry / 네 발로 기어다니는 정도까지는 안 되도록 간신히 붙잡고 있는 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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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camp :: https://whitesuns.bandcamp.com/album/psychic-drift



https://youtu.be/VVQPpUBLRLg


Егор Летов - Всё идёт по плану by OUII


Егор Летов - Всё идёт по плану
Yegor Letov - Everything Is Going According To Plan



https://youtu.be/2ift8T7eVEo

국경의 열쇠는 부서져 버렸네
우리의 아버지 레닌은 바싹 말라버렸지
그는 썩어서 꿀에 절여졌네
그리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계속되네 - 계획에 따라...

먼지는 모두 얼음으로 변했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나의 운명, 그녀는 잠시 쉬기 위해 멈춰섰네
나는 전쟁 게임따위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
하지만 내 군모에는 낫과 망치, 별이 그려져 있네 -
얼마나 감동적인지! - 낫과 망치, 그리고 별...

기대를 품은 램프가 흔들리며 강렬한 빛을 내뿜고 있네
그리고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내 아내는 군중의 먹이로 던져졌지
평화를 위한 주먹, 그들은 그녀의 가슴을 짓밟아 뭉개버렸지
수확을 위한 자유, 그들은 그녀의 살을 찢어버렸지
이제 그녀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묻네 -
그리고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오직 우리의 할아버지 레닌만이 좋은 사람이었지 -
나머지 녀석들은 완전히 쓰레기들일 뿐
다른 녀석들은 적, 완벽한 멍청이들일 뿐 -
우리의 고향 위로, 무언가에 홀린 눈이 내려오네

나는 "Korea"라는 잡지를 샀었지 - 그래, 거기 꽤나 멋지더군
그 곳에는 우리의 "김일성 동지"가 있었지 - 거기 여기랑 아주 똑같더만
그 곳도 여기와 다를 게 없어 보이던데, 확신해
그리고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네...

그래 공산주의 아래에선 모든 것이 신성한 좆이 될 뿐이야 -
모든 것이 그렇게 될 테지, 우리는 그저 기다릴 뿐
그 때, 모든 것이 무상으로 주어지는, 완전한 축복일 거야!
그 때, 너는 심지어 죽지 않아도 될 지도 몰라!

나는 한밤중에 깨어나 이해하게 되었네
그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lingua ignota - let the evil of his own lips cover him, that he may not rise again by OUII

lingua ignota는 프로비던스의 젊은 뮤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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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usicandriots.com/interview-with-kristin-hayter-aka-lingua-ignota1/

lingua ignota



https://youtu.be/N6uAyZDA4y4

"Lingua ignota"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종교와 페미니즘의 느낌이 풍기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이렇게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Lingua Ignota라는 말은 '정형화되지 않은' 또는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는 뜻이다. 이는 중세시대의 신비주의자이자 작곡가였던 빙엔의 힐데가르트에게 내려왔던 문자이며, 나는 그녀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는 작업에 다양한 종류의 발성법을 활용하려 하는데, 그러다 보니 엑스터시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터져나오는 방언(glossolalia) 같은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흥미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감에 따라 점점 더 발전하며 기이해져갔다. Lingua Ignota, 나는 이것을 육체를 따라 흐르는 신의 음성으로, 일종의 접신으로 생각한다.

삶의 두 가지 측면 (종교와 페미니즘) 이 음악에는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좀 웃긴 부분인데, 내 음악은 어떤 종류의 페미니스트 사상이나 비판 이론과도 관련이 없다. 이런 단절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인데, 나는 '생존'이라는 주제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만들어 온 음악의 거의 대부분은 여성혐오, 남성우월, 가부장적인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그저 재구성을 하고, 맥락을 새롭게 잡고 싶다. 해서 나는 extreme music을 둘러싼 사상과 생각에서 영감을 받아 음향과 이미지들을 가지고 음악을 만든다.

예를 들어보자면, 나는 에일린 워노스의 목소리나 이미지를 자주 차용한다. 하지만 페미니즘과 관련지어서 활용하는게 전혀 아니다. 그냥 많은 noise, metal, 기타 장르의 음악가들이 연쇄살인마의 목소리를 샘플링하거나 연쇄살인마의 이미지를 앨범에 차용해 온 것들을 보면서, 나도 차용해 본 것이다. 조심스럽게 말해보고 싶은데, 이 전까지 어떠했었건, 어느 시점부터는 '어두운 이미지'들을 사용하는 것이 딱히 논쟁거리가 될 만큼 흥미롭지는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런것들이 너무 많이 나와버렸고, 모두가 익숙해졌으며, 그냥 장르가 가지는 일종의 기본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마치 이런 느낌으로: "좋아 우리는 제프리 다머의 목소리를 곡에 넣었다구, 고개를 들어봐, 우리는 사악한 밴드고 사악한 것들에 푹 빠져있다고"

그리고 더해서, 음악이 좀 더 무거워지고 어두워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는 우리가 Harsh Noise Wall에서 끝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끝난 것이다. 'Heavy' 할 수 있는 한 가장 'heavy'한 음향의 세계가 그 곳에 있다. The Rita가 마이크 달린 토슈즈와 4개의 페달로 35분동안 만드는 음향을 들어보자면, 그것은 모든 주파수의 세기를 최대로 높인, 음향의 원천을 아무것도 아닌 공허로 사라지게 만드는 소리다 - 그리고 'heavy music'의 끝이다. Goregrind/hategrind, NSBM, 인종차별 power electronics - 그 어떤 장르도 harsh noise wall의 절대적 학살과 혼돈에 비견될 수 없었고, 그 harsh noise wall은 공허를 응시할 뿐이다.

해서, 나는 그런 이미지들, (저속한 표현을 쓰는 것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이 멍청한 창년을 지옥에 처넣어서, 마지막 비명을 들으며 구더기가 들끓는 썩은 씹에 좆을 쑤셔댈거야' 같은 이미지들을 접할 때마다 여성으로써 딱히 당황스럽다거나 불편하지 않았는데, 대부분 그런 이미지들은 정말로 실현하고 싶어하는 진지한 생각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미지들은 뭐랄까 너무 꽉 찬, 완전히 한물 간 구식의 느낌일 뿐이었다. 특별히 이 이미지들을 표방하는 남자들이 정말로 자유시간에 여성의 시체에 대고 시간을 하러 다니는 사람들은 아니기에 더 그랬다. 그리하여 나는 이 패러다임을 뒤집고, 보다 더 의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이미 너무 어둡고 좆같은 일이 인생에서 실제로 일어나버린 자들을,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살인이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위해서, '극단적인 이미지'의 프레임을 바꾸고 싶었다. 에일린의 일생은 폭력으로 점철된 복잡한 일대기이며, 우리가 사는 이 시스템이 성노동자, 성폭력 피해자,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 '틈'에 빠져버리고 만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려 주는 예시다. 에일린을 활용할 때, 나는 그녀의 목소리에 '무섭고 쿨하게' 들리도록 할 수 있을 그 어떤 조작도 가하지 않았으며, 그녀의 목소리를 내 목소리로 덮어버리려 하지도 않았다 - 그래서 "Disease of Men" 같은 곡에서 에일린의 목소리만이 크게 울려퍼지는 거다. 나는 좀 더 뒷자리에 앉아있으려 했다. 마치 샘플링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협력하는 관계처럼. 나는 사람들이, 에일린이 뭐라고 말하는지를 정말로 들었으면 했다.

종교와 나의 관계는 좀 복잡하지만, 과하게 감상적인 현대 찬양음악에서부터 헨델, 윌리엄 버드, 빙엔의 힐데가르트의 신성한 음악들까지, 예배용 음악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난 신을 위해 만들어진 음악, 구조, 예술에 언제나 강하게 끌려왔다. 고등학교 시절때부터 무신론을 강하게 믿었기에 내가 이 예술들에서 뭘 믿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종교라는 개념이 내 음악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건 사실이다;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신, 한없이 자비로운 신, 우리의 존재가 바뀔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신.

[All Bitches Die]는 무시무시하면서도 영롱하다. 예술가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당신의 음악으로부터 얻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는가?

내 음악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구조적으로나 배열적으로나 혼란스러우면서도 친숙한 혼합물을 듣길 바란다. 다루기 어려운 내용에 대해 정통이 아닌 방식과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을 듣길 바라며, 듣기 어렵지만 왜 어려운지 알아낼 수 없는 것을 듣길 바란다. 나는 사람들이 불편해하기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무지 확신이 안 서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내 곡에 극과 극의 대조나 병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양 극단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뒤에는 무슨 의미가 숨어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내 음악의 주제 중 하나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관점'이다. 같은 곡, 또는 같은 구절 안에도 여러개의 목소리를 집어넣으며,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관점을 보여주려 한다.

또한, 'heavy music'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어가 있다. '일반적인' heavy music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아마도 "Woe To All (on the day of my wrath)"의 첫 5분가량 나오는 슬럿지메탈 리프와 왜곡된 음향, 강렬한 블랙메탈 스타일의 보컬일 것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곡에서 그렇게까지 의미있는 부분은 아니다. 곡의 후반부에서 몇 줄의 가사를 읊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보컬은 내가 뭘 말하는지 모른 채로 말하는 부분이었고, 따라서 '의미'란 가사의 내용이 아니라 가사의 전달 방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전달 방식'은 extreme music 계에서 인상적이고 흥미롭게 느끼는 부분들 중 하나다. 내가 생각하는, 내 음악 중 가장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곡은, 몇몇 사람들은 잠잘 때 듣기 좋다고 생각하는 곡인데, "The Chosen One (master)"다. 이 곡은 내 곡들 중 음향적으로 가장 부드럽고 소리의 밀도도 낮은 곡이다. 그냥 7분동안 똑같은 패턴의 피아노 아르페지오가 반복되고, 그 위에서 오르가눔 스타일로 노래하는 목소리가 약간씩 변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이상한 짓은 안 한다. 그리고 이 곡에서 나는 아주 조용하게 노래하고, 그게 전부다. 하지만 이 곡은 제법 잔혹한 곡이며, 비유적인 표현에서 자전적인 표현으로, 그리고 열정적인 전도사 풍으로 변해가며 결코 사그러들지 않는다. 누군가가 당신의 귀에 대고 음울한 말들을 속삭이는 것처럼, 나는 이 곡을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자주 사용하며, 관객들은 보통 꽤나 불편해한다. "The Chosen One (master)"은 내가 만든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며, 내 생각에는 - 가장 'heavy'한 곡이다. "Holy Is The Name (of my ruthless axe)"에서도 비슷한 식으로 작업했는데, 그 곡 또한 아주 조용하지만 아주 어둡고, 동시에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지만, 섬뜩한 방식으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는 곡이다. 그러니, 이런 식의 병치 구조는 나에게 있어 긴장감을 쌓아올리는 수단이며, 성스러운 것을 가져다가 타락시키는 방법이고, 타락한 것을 가져와 성스럽게 만드는 방식이며, 아름다움과 추함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당신의 음악은 자전적인 내용인 것처럼 들린다. 클래식 음악 교율, 가톨릭 가정에서의 성장,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폭력에서 살아 나온 이야기들. 이런 점에서, 당신에게 공연이란 카타르시스와 같이 내면에 쌓인 것들을 분출시켜 해소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그렇다. 엑소시즘이라도 벌이는 느낌이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마다 항상 긴장 풀고 편안하게 가자고 되뇌이지만, 끝나고 보면 어째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제동이 풀려버리고 만다. 공연이 끝나면 항상 멍투성이길래 녹화된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영상 속의 나는 마이크로 자신을 마구 때리거나 모니터 등에 몸을 던져대고 있었다. 명확한 기억이 없는 순간들이었다. 시작할 때는 관객들을 인식하고 느긋하게 바라보는데, 몇 분이 지나면 관객이고 나발이고 완전히 잊어버린다.

프로비던스에는 당신과 같이 작업했던 The Body를 비롯하여 noise/experimental 쪽 음악을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어쩌다가 이 쪽 장르의 음악을 접하게 되었으며, 직접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The Body는 멋진 사람들이다, 문자 그대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을 정말 좋아한다. 지적이고, 'heavy'하고, 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음악을 하며, 여러 협업과 영향을 통해 메탈의 경계를 넓혀가는 밴드다. 나는 그들이 영원히 음악을 만들기를 바란다. 그들의 새 음반에 실릴 몇 곡에는 내 보컬이 들어가 있다!

프로비던스에 도착했을 무렵 The Body는 이미 포틀랜드로 거처를 옮긴 후였다. 하지만 그들은 프로비던스에선 여전히 일종의 전설로 취급된다. 프로비던스는 지내기 좋은 곳이다. 음악 환경이나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고, 나 또한 이 곳에 오래 있지는 못하겠지만, 이 정도로 행위예술, noise, noise rock, metal, queer에게 너그럽게 다가갈 수 있는 도시는 없을 것이다... 특별한 곳이다. 프로비던스는 학술적인 experimental과 DIY experimental이 연결되는 곳이기도 하며, 나 또한 그 연결선상 위에 있다. 나는 어렸을 때엔 DIY 노이즈를 만들면서 지냈지만, 시간이 좀 흐른 후에는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며 딱딱한, 좀 더 학술적인 음악을 만들었다. 그러나 학계에서 느낀 환멸, 그리고 내 삶에 대해 느낀 환멸로 인해, 나는 학계에서 용인할 수 있는 한계보다 더 감정적인 음악에 빠져들어가게 되었다. lingua ignota 음악은 나를 학대하던 사람이 떠난 후에 만들기 시작했다. 나를 학대하던 자는 내가 음악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막았고, 적어도 엄청나게 비난했었다. 자유를 되찾았을 때, 음악은 내가 입어 온 상처를 원초적이면서도 진정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음악을 그만두어야겠다 싶을 때마다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2년간 나를 너무나도 멋지게 지지해 주었던 내 친한 친구 Scøtt Reber (Work/Death) 때문이다. Scøtt은 프로비던스에선 거의 베일에 싸여있는 인물로, 공연을 제외하고는 거의 볼 수 없는 사람이다. 그는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음악을 만든다. (...) 그의 노트북 화면보호기는 검은색 배경에 하얀색 글씨가 돌아다니는 것으로, "너는 좆됐고 다른 모든 것들도 좆같다. 뭐라도 좀 고쳐보려고 노력해 보라. 여전히 좆같다. 그래도 노력하라." 라고 써 있다. 나는 이 말을 언제나 생각한다...



bandcamp :: https://linguaignota.bandcamp.com/


kill the lights by OUII









17. 09. 27.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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